지난 몇 년간, 테크 종사자들은 데스크탑 모니터를 하나 혹은 두개 더 쓰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논리는 간단합니다. 2개 이상의 모니터를 사용하면 데스크탑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고 공간이 많아지면 더 빨리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 연구들은 모니터 사이즈를 늘리는 것이 사람들의 생산성을 늘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 연구들은 델(DELL)이나 NEC와 같은 모니터 생산 기업이 연구비를 지원한 것이긴 합니다. 어쨌든 두 개의 모니터를 쓰는 것은 월스트리트나 실리콘 밸리, 그리고 미국의 사무실에서 하나의 유행이 됐습니다. 하지만 정말 모니터를 두 개 쓰면 하나로 일할 때보다 더 효과적일까요? 더 크고 더 많은 모니터가 당신의 업무를 향상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일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나요?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기 보다는 오히려 트위터나 이메일, 혹은 채팅을 할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을 확보한 것은 아닐까요?
저는 최근까지만 해도 두 개의 모니터를 쓰는 것을 열렬히 찬성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달 전부터 두 번째 모니터를 끄고 나머지 하나만 사용해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니터 하나만 사용하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자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졌고 정신없이 바빴던 작업 시간에 흔하지 않은 고요함이 찾아들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스크린으론 너무 많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워드 파일과 인터넷 브라우저 하나 정도를 띄우는 것으로 화면이 꽉 찼고 저는 오히려 일의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이런 경험이 단순히 제 개인적 취향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모니터를 두 개 이상 사용하는 것이 우리가 일하는 데 근본적인 문제를 가져온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까요?
아직까지는 제 경험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사람들의 집중력을 연구한 다른 연구들에 비추어볼 때 제 경험이 그렇게 독특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니터를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어떤 특정한 일을 수행하는 데는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여기에는 비용이 따릅니다. 즉, 사람들의 집중력을 방해해서 당신의 주의를 분산시킨다는 것입니다. 직장에서의 주의력 분산을 연구하는 캘리포니아-어바인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의 글로리아 마크 교수는 ” 두 개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것은 양날의 칼”이라고 말합니다. 모니터 두 대로 일을 하게 되면 어떤 일들은 좀 더 쉽게 할 수 있지만 다른 한쪽 모니터에 이메일이 늘 켜져 있고 새로운 이메일이 왔다는 신호는 언제나 주의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모니터 두 대 동시 사용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다음 처럼 주장합니다. 어떤 작업을 할 때 워드 파일과 인터넷 브라우저를 함께 봐야 하는 상황에서 스크린이 너무 작으면 두 화면을 왔다 갔다 하느라 시간이 낭비되기 때문에 모니터가 크거나 두 개면 이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겁니다. 이 주장을 지지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NEC가 후원한 유타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문서 편집 작업의 경우 두 개의 모니터를 쓰는 경우가 하나만 쓰는 경우에 비해 44% 더 생산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두 개의 서로 다른 윈도우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나 서로 다른 문서를 봐야 하는 것이 일을 제 시간에 끝내지 못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주요 이유는 바로 주의력 분산입니다. 마크 교수의 연구는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주의력이 흐트러지는 일이 엄청나게 잦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오피스 노동자들은 매 4~11분마다 집중력 분산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전화, 이메일, 그리고 동료가 가벼운 대화를 하기 위해서 지나가다 잠시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외부적인 요인 외에도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다가 갑자기 웹서핑을 하거나 유튜브를 시청하기도 합니다. 일을 하다가 어떤 이유에서든 중단되는 것은 비용을 수반합니다. 일을 하다가 집중력을 잃으면 다시 집중력을 회복하는 데 25분 가까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계속해서 주의력이 분산되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모니터를 여러 개 쓰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여분의 스크린이 있으면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요인들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할지도 모릅니다. 스크린이 하나면 이메일을 체크 하기 위해서 하던 일이 있던 화면에서 웹 브라우저로 바꾼 뒤 이메일을 체크해야 하지만 두 가지 스크린이 있으면 한 쪽에 늘 이메일 화면을 띄워놓고 바로바로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당신이 진짜 일을 끝내고 싶으면 왜 다른 모니터에 이메일을 띄워 놓는거죠? 마크 교수는 집중력 분산을 최소화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메일 알림을 꺼 놓거나 이메일을 몇 분마다 체크하고 쓰기 보다는 하루에 한 두 번 정도 시간을 정해 두고서 체크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즈 : 글 저자 – 파하드 만주(Farhad Manjoo)
와아우 아주 긴 글이다